79일 만에 179원. 반도체가 벌어온 달러, 기업이 쏟아낸 네고, SK하이닉스가 뉴욕에서 조달한 265억 달러, 그리고 28년 만의 한·미·일 3각 공조 — 원화를 밀어올린 힘을 대내·대외로 해부하고 증시·원자재 파급과 3대 시나리오까지 짚었다
원/달러 환율이 무너졌다. 정확히는 원화가 급등했다. 6월 6일 새벽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8월 24일 종가 1,382.4원으로 내려앉았다. 79일 만에 179.1원, −11.47%다. 8월 25일 오전 10시 현재도 1,381.9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먼저 자주 틀리는 지점부터 바로잡는다. 6월의 그 숫자는 사상 최고가 아니다. 1,561.5원은 2009년 3월 6일의 1,597.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치였고,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 또 하나, 장중 고점과 종가 고점은 날짜가 다르다. 장중 최고는 6월 6일 야간거래(1,561.5원), 주간거래 종가 기준 최고는 7월 1일의 1,554.9원이었다. 이 구분을 흐리면 이후의 낙폭 계산이 전부 어긋난다.
6월 6일 야간 장중 고점에서 8월 24일 종가까지의 궤적. 7월 31일 한·미·일 3각 공조 개입이 흐름을 가른 분기점이었다.
하락은 한 번에 오지 않았다. 세 번의 계단이 있었다. 첫 계단은 7월 3일. 미국 6월 고용이 5만 7,000명 증가에 그치며 예상(11만 명)을 크게 밑돌자 환율은 하루에 30.2원 빠진 1,525.6원으로 내려왔다. 두 번째 계단은 7월 31일.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달러를 팔고 미국이 이를 지원한 3각 공조가 1,437.4원이던 환율을 1,418원까지 밀어냈다. 세 번째 계단은 8월 19일 이후다. 1,40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이 뚫리자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자기강화 국면이 열리며 8월 19일 1,397.7원으로 1,300원대에 진입했고, 21일 1,386.5원, 24일 1,382.4원까지 내려왔다. 8월 24일 장중에는 1,376.5원까지 닿았는데, 이는 약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번 국면의 인과를 거꾸로 읽는 해설이 많다. "환율이 떨어져서 증시가 어떻다"는 식이다. 하지만 순서는 반대다. 한국의 반도체가 달러를 벌어왔고, 그 달러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원화가 비싸진 것이다. 국내 요인부터 보는 이유다.
6월 수출은 1,022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0.9%, 월간 기준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겼다. 독일·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이 가운데 반도체가 448억 2,000만 달러로 +199.5%, 역시 처음으로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7월도 수출 988억 9,000만 달러(+62.8%), 반도체 410억 달러(+178.8%)로 흐름이 이어졌다. 8월 1~20일 수출은 552억 달러(+56.0%)로 같은 기간 역대 최대였고,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7.2%를 차지했다.
6월 경상수지는 497억 3,000만 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새로 썼다. 상품수출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어선(1,123억 7,000만 달러, +84.5%) 결과다. 38개월 연속 흑자이며, 상반기 누적 무역흑자 1,383억 달러는 종전 최고인 2017년 연간 952억 달러를 반년 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벌어온 달러가 실제로 시장에 나와야 환율이 움직인다. 한국은행 외환거래 통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기업의 달러 순매도는 1,096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94억 7,000만 달러)의 약 3.7배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1,869억 달러, 전년 584억 9,000만 달러의 3.2배다. 결정적인 변화는 방식이다. 과거처럼 월말에 몰아 파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상시 매도 전략으로 돌아섰다. 공급이 상시화되면 환율은 반등할 틈을 잃는다.
집계 기준과 기간이 서로 달라 단순 합산할 수는 없지만, 세 항목 모두 같은 방향으로 달러 공급을 늘렸다.
7월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을 상장했다. 공모가 주당 149달러, 조달액 265억 700만 달러(약 40조원). 수요예측에는 공모 규모의 7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달러는 국내로 들어와 원화로 바뀌어야 한다. 7월 2일 1,555.8원이던 환율은 7월 21일 1,473.4원으로 82.4원 내려앉았다. 회사는 조달금 중 수조원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했고, 나머지는 7~8월에 걸쳐 현물환·선물환으로 분산 유입됐다. 8월 20일 발표된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도 추가 원화 수요 재료로 작용했다.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만장일치 인상했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한은은 의결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됐고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3.50~3.75%에서 동결을 이어가는 사이 역전폭은 1.00~1.25%p에서 0.75~1.00%p로 좁혀졌다. 금리차가 좁아지면 달러로 옮겨갈 이유가 그만큼 줄어든다.
4월 1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해외투자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10%에서 15%로 올리고, 전술적 헤지 5%p를 추가 허용해 최대 20%까지 열어뒀다. 1월 말 기준 해외자산 약 827조원을 감안하면 5%p 상향만으로 약 41조원 규모의 달러 공급 여력이 생긴다. 실제 선물환 매도는 6월 8일 재개됐다. 다만 씨티는 7월 기준 실효 헤지비율이 4~6%에 그쳐 목표(15%)에 크게 못 미친다고 추정했다 — 아직 화력이 남아 있다는 뜻이자, 반대로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반기 내내 한국을 팔던 외국인이 돌아섰다. 상반기 코스피 순매도는 163조 5,600억원, 6월 한 달만 49조원대로 역대 최대였다. 그런데 7월 31일 하루에만 7조 2,800억원을 순매수하며 방향을 틀었고(이 중 5조원 이상이 SK하이닉스), 8월 11~18일에도 5거래일 연속 8조 1,560억원을 사들였다. 주식을 사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를 46조 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15조 9,000억원의 약 세 배다. 기업들이 이 원화를 마련하려면 보유 달러를 팔아야 한다. 다만 이는 8월에 한정된 계절 요인으로, 9월 이후에는 사라지는 힘이다.
8월 20일 우리은행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조달 목적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대거 유입된 데다 달러 약세가 겹쳤다"며 "1,400원 심리적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달러 매도가 추가 매도를 촉발하는 자기강화적 흐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펀더멘털이 만든 추세에 심리가 가속을 붙인 국면이다.
당국은 레벨 방어 대신 구조를 손봤다. 6월 10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주요 외국환은행을 상대로 공동 외환검사에 착수해 원화 약세에 연계된 시세조종·투기거래를 점검했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하는 방향을 잡았다. 한은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한도 650억 달러는 2026년 말까지 연장됐다. 7월 말 외환보유액은 4,279억 5,000만 달러로 2개월 연속 늘며 세계 10위에 복귀했다.
가장 강력한 대외 트리거는 미국 고용이었다. 7월 3일 발표된 6월 고용이 5만 7,000명 증가(예상 11만 명)로 부진했고, 8월 7일 발표된 7월 고용은 아예 2만 3,000명 감소했다. 시장 예상은 8만~8만 5,000명 증가였다. 게다가 5·6월 수치가 합계 10만 3,000명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4.1%로 유지됐지만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3.2%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지표가 연준의 추가 인상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번 국면의 성격을 규정한 사건이다. 7월 30~31일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고, 미국이 이를 지원했다. 미 재무부가 엔 매수 개입에 직접 참여한 것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이다.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원/달러는 1,437.4원에서 1,418원으로, 엔/달러는 163엔대에서 157엔대로 되돌려졌다. 7월 한 달간 원/달러는 125.4원 내렸다.
이 공조는 우연이 아니었다. 2025년 11월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양해각서에는 '외환시장 안정' 조항이 들어 있었다. 고환율이 오히려 대미 투자 집행의 걸림돌이 되자, 6월 12일 한국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이 워싱턴DC를 찾아 미 재무부와 협의했고 이것이 7월 말 공조로 이어졌다. 관세 협상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조항이 실제 개입으로 현실화된 셈이다.
현지 8월 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 원화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봐왔다(we'd seen excess volatility in the Korean won)"고 말했다. 미국 재무장관이 특정 아시아 통화의 변동성을 공개 거론하는 것은 사실상 '달러 약세를 용인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8월 19일 미 재무부는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10~20년·20~30년 구간이며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시행된다. 21일 베선트 장관은 "발행물당 4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를 '약한 형태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평가했다.
달러인덱스는 7월 하순 101.5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8월 22일 98.55까지 밀렸다. 5월 중순 이후 최저다. 8월 25일 오전 10시 현재 98.95. 최근 한 달 기준 약 2.5% 하락이다.
2026년 미국 관세 체계는 두 번 갈아엎혔다.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근거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해 무효화했고, 대체수단으로 발동된 전 세계 10% 기본관세는 7월 24일 만료됐다. 대미 수출 기업이 안고 있던 불확실성이 이 시점에 한 겹 걷혔고, 이는 원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자동차·반도체 등을 겨냥한 '과잉생산' 301조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반론이 있다. 흔한 해설은 "달러가 약해져서 원화가 올랐다"지만, 숫자는 그 설명을 지지하지 않는다.
세 번째 반론은 지속가능성이다. 이번 절상을 이끈 힘의 상당수가 일시적이거나 계절적이다. SK하이닉스 ADR 환전은 한 번 끝나면 되풀이되지 않고,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은 8월에만 있다. 씨티는 "원/달러가 1,390원을 밑돌면 국민연금이 헤지비율 추가 확대를 멈출 수 있다"고 봤고, 하반기 중 현물시장 달러 매수를 점진적으로 재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이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지만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배당 송금이 그 효과의 절반가량을 상쇄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6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316억 1,000만 달러 순감소로 역대 최대 유출을 기록했던 것도 기억해야 한다.
정리하면 — 이번 절상은 반도체가 만든 구조적 흑자(지속)와 ADR·법인세·개입이라는 일회성 충격(소멸)이 겹쳐 증폭된 결과다. 두 힘의 만기가 다르다는 점이 앞으로의 핵심 변수다.
가장 먼저 정리할 것은 "원화 강세 → 외국인 유입 → 증시 상승"이라는 도식이 8월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화가 11% 절상되는 동안 코스피는 사상 최고(6월 22일 종가 9,114.55) 대비 크게 밀렸다. 8월 24일 종가는 6,696.96(−3.12%)이었고 외국인은 3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8월 25일 오전 10시 현재 6,543.68로 고점 대비 −28.21% 수준이다. 8월 장세를 지배한 변수는 환율이 아니라 반도체 차익실현과 미 장기금리 급등이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 영업이익을 직접 깎는다. 다올투자증권 추정으로 환율이 100원 내리면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조 2,000억원, 기아는 약 1조 3,000억원 감소한다. 실제로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8,509억원으로 −20.8%였는데, 분기 평균환율 1,502원이라는 우호적 환경에서도 그랬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달러 강세로 부품 사업 중심 전사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3조 1,000억원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환율이 반대로 돌면 조 단위 역풍이 된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전제와 현실의 괴리다. 증권가가 잡아둔 하반기 환율 전제는 1,440~1,460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8월 실제 환율은 1,382원대다. 전제보다 60~80원 낮다. 3분기 실적 시즌에 수출주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편에는 원가를 달러로 치르는 업종이 있다. 하나증권은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10원 변동 시 약 480억원의 외화손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원가의 50% 이상이 달러 연동). 항공·여행·유통·식음료처럼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업종은 원화 강세가 마진에 직접 도움이 된다. 다만 8월 중 이들 업종이 환율 때문에 실제로 올랐다는 직접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 8월 장세는 반도체와 주주환원 이슈가 압도했다.
달러로 계산하는 외국인에게 원화 절상은 그 자체로 수익이다. 코스피가 내려도 원화가 오르면 달러 환산 손실이 줄어든다. 이것이 8월 외국인 매도가 나오면서도 시장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은 완충 장치 중 하나였다. 참고로 한국은 6월 23일(현지시간) MSCI 연례 시장분류에서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등재에 또 실패했다. 사유 중 하나가 역외 원화의 자유로운 환전·거래가 막혀 있다는 점이었는데, 이번 환율 안정과 24시간 외환시장 개방이 2027년 재도전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달러가 약해지면 미국 다국적기업의 해외 매출이 달러로 환산될 때 부풀어 오른다. LSEG 분석에 따르면 달러가 1% 하락할 때 S&P 500의 주당순이익은 약 0.6% 늘어난다. 골드만삭스는 달러 10% 약세가 지수 EPS를 2~3% 끌어올린다고 봤다(두 추정치 모두 2025년 자료 기준). S&P 500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8%,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은 약 50%에 달한다.
다만 8월 미 증시의 실제 악재는 환율이 아니라 채권이었다. 30년물 금리가 8월 18일 장중 5.33%로 2007년 이후 최고를 찍으면서 주간 기준 3대 지수가 모두 밀렸다. 8월 21일 종가는 S&P 500 7,674.37, 나스닥 종합 26,180.45, 다우 53,277.01이었고, 연초 대비로는 각각 +12.1%, +12.6%, +10.8%로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을 유지 중이다. 8월 25일 오전 10시 기준 본지 티커로는 S&P 500 7,652.86(−0.28%), 나스닥 25,980.19(−0.76%)다.
원자재는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달러가 싸지면 같은 물건의 달러 가격표는 올라간다. 8월이 정확히 그랬다. 국제 금(현물 XAU/USD)은 8월 한 달간 약 14.5% 급등했고, 8월 25일 오전 10시 기준 본지 티커로 온스당 4,689.70달러(+0.81%)다. 시장은 미 재무부 바이백 발표로 달러가 수개월래 최저로 밀린 것을 금 랠리의 배경으로 꼽았다.
| 품목 | 가격 (8/25 10:00 KST 기준) | 비고 |
|---|---|---|
| 국제 금 (현물, $/oz) | $4,689.70 | 월간 약 +14.5% · 1월 고점 대비 −16.4% |
| KRX 금 (원/g) | 209,740원 | 전일 대비 +1.08% |
| WTI 원유 ($/배럴) | $84.84 | 전년 대비 약 +34.6% · 호르무즈 변수 |
| 구리 ($/lb) | $6.60 | 전년 대비 약 +47.7% |
| 은 ($/oz) | $68.88 | 전년 대비 약 +78.6% |
| 원/달러 | 1,381.9원 | 6월 고점 대비 −11.5% |
금·원/달러·WTI는 INVEST STORY 자동 티커(2026-08-25 10:00 KST), 나머지는 8월 24~25일 확인값. 장중 수치는 이후 변동될 수 있다.
여기서 한국 투자자에게만 해당하는 계산이 하나 생긴다. 국제 금이 달러로 올라도, 원화가 같이 오르면 국내 금값은 그만큼 안 오른다. 실제로 8월 25일 오전 국제 금 4,689.70달러를 그램 단위·원화로 환산하면 약 208,359원/g이고, KRX 금현물은 209,740원/g으로 약 0.66%의 국내 프리미엄만 붙어 있다. 두 시세가 정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며, 동시에 원화 강세가 국내 금 투자자의 수익을 국제 금값 상승분보다 작게 만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환율 하락의 최대 수혜는 증시가 아니라 물가다. 한국은행이 8월 14일 발표한 7월 수입물가지수는 160.09로 전월 대비 −1.0%,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프로판가스 −25.2%, 원유 −4.8%, 벙커C유 −7.8% 등 에너지 품목이 두드러졌다. 교역조건은 전년 동월 대비 +24.7% 개선됐다.
| 기관 | 전망 | 발표 |
|---|---|---|
| 한국투자증권 | 하반기 평균 1,420원(기존 1,470원에서 50원 하향) · 3분기 1,430원 / 4분기 1,410원 · 연말 범위 1,340~1,520원 | 8/23 |
| 대신증권 | 연말 1,350~1,460원 등락 · "연내 전저점 1,350원까지 추가 하락 여지" | 8/21 |
| 하나증권 등 종합 | 연말 1,350~1,400원 · "1,300원대 중후반 안착" | 8/20 |
| KB | 연말 1,300원대 진입 가능 · 리스크는 호르무즈 긴장 | 8월 |
| 글로벌 IB 12곳 평균 | 12개월 후 1,424원 (노무라 1,380 ~ 바클리 1,490) | 2025/12 |
흥미로운 대목은 마지막 줄이다. 8개월 전 "1,400원대가 뉴노멀"이라던 글로벌 IB 컨센서스를 현재 환율이 이미 밑돌고 있다.
공통점은 추가 하락 여지를 인정하되 속도는 둔화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인덱스가 99에서 96~97로 내려간다고 볼 때 "달러 하락분만 반영해도 하단은 1,360원"이라고 봤고, 2027년에는 연평균 기준 완만한 상승으로 방향을 되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흑자라는 구조적 힘이 유지되는 가운데 ADR·법인세 같은 일회성 요인이 소멸하며 하락 속도만 둔화되는 경로다. 한은이 8월 27일 추가 인상에 나서면 금리차 축소가 힘을 보탠다. 대다수 국내 기관 전망의 중심값이 여기에 있다.
확인 신호 — 9월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달러인덱스가 98~99선에서 횡보하는 조합.
일회성 공급이 끊기는 순간 수급이 역전되는 경로다. 방아쇠는 셋이다. ⑴ 국민연금이 1,390원 아래에서 헤지 확대를 멈추고 하반기 중 현물 달러 매수를 재개하는 경우, ⑵ 9월 FOMC에서 연준이 인상으로 돌아서는 경우(8월 중순 CME 페드워치 기준 인상 확률 30% 안팎), ⑶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가 지연되며 유가가 급등해 한국의 수입 부담이 커지는 경우다. 8월 법인세 요인이 사라지는 9월이 첫 시험대다.
확인 신호 — 미 30년물 금리의 5.3% 재돌파, 반도체 현물가 하락 전환, 외국인 순매도 재개.
연준이 인상 기대를 완전히 접고 달러인덱스가 96선까지 밀리는 동시에, 한은이 추가 인상으로 금리차를 더 좁히는 조합이다.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되고 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까지 얹히면 1,300원 붕괴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로에서는 수출기업 실적 훼손이 본격화돼 증시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확인 신호 — 8월 28일 잭슨홀에서의 비둘기파 신호, 9월 미국 고용의 추가 악화, 외환당국의 속도조절 개입 등장 여부.
위 확률은 편집부 판단의 개념도이며, 매수·매도 신호가 아닙니다. 세 시나리오의 확률 합계는 100%입니다.